면역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아연은 여러 건강기능식품에 사용되지만, 과다 복용에 대한 경각심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 포스트에서는 모르는 사이에 새 아연을 과하게 섭취하게 되는 과정과 그 위험성에 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면역 기능을 향상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진 아연은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 자주 이용되는 성분 중 하나입니다.
굴(Oyster)에 많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아연은 정액 생성 증가와 같은 남성의 성 기능 향상으로 한때 주목받기도 했는데요.
저도 지난해 면역력과 남자의 자존심(?)을 높여보기 위한 목적으로 몇 개월간 꾸준히 섭취해 보았습니다만, 오히려 면역력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었는지 제가 나름대로 분석한 현상을 토대로 영양제를 복용할 때 유의할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연의 기능성 및 섭취 방법
기능성 정보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등급이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주요 기능성 성분의 기준과 규격을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고시하고, 그 기준에 맞춰서 신고하고 제조하여 건강기능식품으로서 판매할 수 있습니다.
그 고시된 성분 중의 하나인 아연(Zinc)은 인체 내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골격근, 뼈, 뇌, 각종 장기, 망막, 생식기에 이르기까지 인체 내에서 광범위한 기능에 영향을 주는 주요 미네랄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식약처에서 제정하고 배포한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고시된 아연에 대한 기능성 표기 내용입니다.
1) 기능성 내용
– 정상적인 면역 기능에 필요
– 정상적인 세포 분열에 필요
2) 일일섭취량: 2.55 ~ 12 mg
이처럼 아연은 면역 기능 또는 세포 분열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라는 것을 식약처에서 공식적으로 보증하는 것입니다.
제품에 일 섭취량 2.55 ~ 12 mg 범위에 해당하는 미량의 아연을 넣어 제조하면 위와 같은 기능성을 제품에 표시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그 제품을 섭취했을 때 표기된 효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섭취할 수 있는 방법
아연은 기본적으로 여러 식품을 통해 일상적으로 섭취할 수 있으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우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여 섭취할 수 있습니다.
1) 식사를 통해 섭취
아연은 다양한 식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많이 함유한 식품은 생굴, 각종 씨앗 및 견과류, 쇠고기, 달걀 등이 있으며, 일반적인 식사를 통해 부족함 없이 섭취할 수 있습니다.
2) 제품을 통해 섭취
장기간 식사를 통해 아연을 정상적으로 섭취하지 못할 경우 면역 및 세포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성인이 아연을 일정량 이상 섭취할 경우 암, 우울증, 2형 당뇨 등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음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별도의 아연 섭취가 필요한 사람은 시중에는 아연이 포함된 영양제가 많이 판매되고 있으므로 각자가 원하는 함량의 제품을 구입하여 섭취하면 됩니다.
아연을 과다 복용하게 되는 과정
건강기능식품의 단골 원료
아연의 섭취 효과로서 고시된 ‘면역 기능’은 제품 설계와 마케팅을 하는 입장에선 군침이 돌 수밖에 없습니다.
제품에 2.55 mg이라는 아주 미량만 첨가해도 면역 기능성을 표기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에 아연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아연을 끼워넣는 행위는 아래와 같은 악용 사례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 A라는 건강기능식품 원료에 아연을 추가한 제품을 개발하면 소비자가 그 면역 기능성이 A 원료의 효능인 것으로 오인하게 만든다. →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중에 진짜 많은 상황
- 기능성이 인정되지 않은 식품 원료 B를 판매할 때에는 ‘기타가공품’과 같이 식품으로 판매해야 하지만, 아연을 미량 추가하면 아연을 주원료로 하여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가 가능하다. 이 때도 아연보다는 기업에서 중점적으로 마케팅하길 원하는 B의 기능성인 것처럼 소비자가 오인하도록 유도한다.
이 문제는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제품 등급이 존재하는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으며, 소비자에게 혼동을 일으켜 금전적인 손해를 보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소비자의 섭취 안전성(Safety)을 해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는 굉장히 민감하고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과다 복용의 위험성
제가 직접 몸소 느껴본 바이지만, 아연을 과하게 섭취하게 되면 과연 어떤 문제가 생길 지에 대해 연구 논문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흔히 얘기하는 증상들은 매스꺼움이나 구토, 복통 등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장기적인 아연의 과다 복용은 구리(Copper)의 흡수와 대사를 방해하여 결핍을 초래하여 그와 관련된 증상 및 각종 혈액, 면역, 항산화, 지질 대사 등의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러한 만성적 부작용은 하루에 50 mg 이상 섭취했을 때 나타나기 쉬운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하루에 50 mg 이하의 복용 수준에서는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경미하거나 급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에서 아연 제품을 검색해보면 가장 높은 수준의 용량이 50 mg 수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현재 저에게 필요한 영양 성분을 나름 설계하여 아이허브와 같은 직구 쇼핑몰을 통해 구매하는 편입니다.
작년에는 면역 및 남성 기능이 향상된다는 말에 혹하여 최대 용량인 50 mg짜리를 구매하여 직접 섭취해 보았는데, 3개월 쯤 복용했을 때 갑자기 생전 앓아본 적 없던 대상포진에 걸렸습니다.
이후에 이유가 뭔지 분석해 보니 제가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앞 부분에서 얘기했듯이, 동시에 섭취 중인 다른 영양제에도 아연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니다.
제가 섭취 중이었던 다른 영양제는 종합 비타민제와 프로바이오틱스였는데 둘이 합쳐 무려 30 mg에 가까운 아연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영양제를 통해 80 mg에 달하는 아연을 인위적으로 섭취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대상포진의 원인이 아연의 섭취가 맞는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50 mg짜리 아연 섭취만 제외하자 이후 1년 넘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보니 그 영향일 확률이 있어 보입니다.
식품 등급의 제품이라 하더라도 특정 성분의 섭취량을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마무리
적정한 복용량은 사람과 환경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불특정 다수를 통해 확인한 임상 결과에서 도출한 50 mg 이내에서는 일반적으로 큰 문제가 없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섭취하고 있는 다른 영양제와 식단에서도 아연이 섭취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50 mg에 근접한 용량을 장기간 섭취하려는 시도는 신중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참고문헌
[1]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3-14호)[2] Jin li et al. (2022) Zinc Intakes and Health Outcomes: An Umbrella Review. Frontiers in Nutrition; 9
[3] Jerome Nriagu. (2007). Zinc toxicity in humans. School of Public Health, University of Michigan,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