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분유 역류 문제 해결 과정(점도 증진제 후기)

수유 후 많이 겪는 게움, 구토 등과 관련한 소화 불량 문제는 육아 중인 모든 부모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2개월 아기의 식도 역류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과정을 한번 소개해보려 합니다.


신생아-분유-역류-문제


신생아 시기에는 50% 이상의 아기들에게서 식도 역류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수유 후에 입으로 섭취한 분유나 모유가 스르르 흘러나오는 게움 현상은 처음에는 양육자를 식겁하게 만드는 요소이지만, 육아를 조금만 하다 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리죠.
신생아 식도 역류는 아기가 먹은 음식이나 우유가 식도로 다시 올라오는 현상을 말합니다.
아직 소화기가 발달 중인 아기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일이지만, 때론 아기가 불편감을 느끼게 하고 영양 섭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양육의 난이도를 급상승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신생아 식도 역류의 경험을 공유하고 나름대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던 방법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식도 역류의 원인과 증상

원인

신생아 식도 역류는 아기의 소화계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발생합니다.
특히 위 용량이 작고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괄약근의 발달이 덜 되어 섭취한 음식이 식도로 다시 올라오기 쉽습니다.
과도한 수유량, 수유 시 공기 섭취, 트림 부족 등 여러 이유에 의해 역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요 증상

1. 수유 후 자주 토함: 적당량 게우는 정도가 아니라 뿜어져 나오면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2. 수유 중 또는 후에 속이 불편하여 울거나 보챔
3. 수유 후 수면 시 잘 자지 못하고 자주 깸
4. 체중 증가가 더딤: 소화가 불량하거나 먹는 양에 비해 토하는 양이 많다면 영양 섭취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개인적인 경험 증상

경험 증상

저의 2개월차 아기는 위에서 열거한 주요한 네 가지 증상 중 ‘체중 증가가 더딤’을 제외한 모든 것에 해당되었습니다.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자면 아래와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1. 수유 후 용트림 2초 후 토하듯 뿜어냄 + 수유 후 두 시간이 지나 자고 일어나서도 트림하며 토를 함
2. 배고픔, 기저귀, 불편한 자세 외의 상황에서 크게 불편해하고 우는 경우는 대부분 트림을 하고 나서야 괜찮아 짐
3. 잠 잘 때 뒤척임이 잦고 역류하거나 트림을 하기 위해 깨는 경우가 빈번함

문제 해결 과정

실제로 아기의 식도 역류 문제를 경험해 보니 아이와 양육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 가지 해결책을 찾아가며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1. 수유 자세 조정 (효과 X)
└ 초기에는 똑바로 누워서 수유하다가 역류를 방지하기 위해 상체를 약간 세워보았지만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2. 젖병 교체 (효과 X)
└ 공기 섭취를 줄여준다고 광고하는 젖병을 사용해 보기도 하고, 꼭지 구멍 크기를 변경해보았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3. 트림 시간 증가 (효과 X)
└ 수유 직후에 한 번 트림한 이후로 등을 더 오랫동안 두드려줘 보아도 증상에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4. 수유량 조절 (효과 X)
└ 1개월 차에 수유량을 급격하게 올렸던 경험이 있어 섭취량을 조절해 보았지만 이 역시 큰 영향이 없었습니다.
5. 역류 방지 쿠션 이용 (효과 △)
└ 아기 몸을 기울여 눕게 해주는 역류 방지 쿠션은 완전히 눕히지 않으므로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고 느끼긴 했습니다만, 토를 하거나 일정 주기로 불편감을 느끼는 건 여전했습니다.
6. 옆으로 재우기 (적용 불가)
└ 왼쪽으로 눕혀 재우면 역류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여 시도했으나, 우리 아기는 옆으로 눕는 걸 극도로 싫어해서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ㅠㅠ
7. 끊어 먹이기 (효과 △)
└ 조금씩 끊어서 먹이면서 중간중간 트림을 시키는 방법을 사용하자, 수유 후 한번에 용트림을 하며 다량 게우는 현상은 일단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불편감을 호소하는 것은 여전했습니다.

위 과정까지는 가능하면 물리적인 요인에 변화를 주어 해결하고자 했던 방법이었으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과생이자 나름 연구하는 직종의 부모로서 조금 더 문제를 근본적으로 분석하고 해결책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8. 점도 증진제 (효과 O + 변비 부작용)
역류에 좋은 분유라고 하는 노발락이나 압타밀과 같은 해외 제품들을 살펴보니 높은 점도를 통해 액체의 흐름성을 감소시켜 역류를 방지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체중 등의 발달 사항에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분유 교체는 가장 마지막 옵션으로 미루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압타밀에서 파는 점도 증진제를 발견했습니다.

압타밀-점도-증진제

Feed thickener라는 이름으로 나온 이 제품은 분유에 첨가하여 점도를 증진시키는 목적으로 개발된 것입니다.
일단 구매하기 전에 웹상에서 확인 가능한 제품 정보를 통해 여러 가지 적절성을 검토하였습니다.
(1) 이제 2개월 된 신생아가 섭취해도 괜찮은가?
→ 제품에 ‘SUITABLE FROM BIRTH’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신생아에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압타밀이라는 유명 브랜드인 것도 안심하는 데 도움을 주었네요.
(2) 진단된 질환이 없는 정상 아기에게 먹여도 될까?
→ 일단 제품 정보에 의사와 상의하여 섭취를 결정하라는 식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식 진료는 아니지만 소아과 의사인 친구에게 문의한 결과 제품 용량과 용법을 지키되 적은 양부터 조금씩 적용해보라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사실 이 정도는 나 혼자서도 판단 가능한데;;)
(3) 맛이나 향에 영향을 주어 아기가 거부하진 않을까?
→ 제품에 ‘TASTELESS & ODOURLESS’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무맛 무취라는 얘기죠.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 우리 아기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역시 아기가 섭취할 제품을 개발하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4) 그 외의 섭취 주의사항은 무엇이 있는가?
→ 제품 정보에서는 점도 증진제는 분유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약간의 칼로리를 갖고 있긴 하지만 매우 적고 각종 영양 성분이 결핍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제품은 분유에 ‘첨가’를 해야지 아예 대체를 하려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5) 칼로리는 정확히 얼마인가? 성분은 진짜 안전한 물질들인가?
→ 그래도 아직 안전성 면에서 의심이 남아 있어서 영양 정보와 성분표를 직접 확인해보았습니다.

압타밀-점도-증진제-성분표

일단 칼로리는 29kcal였습니다(분유 200mL 기준).
현재 이용 중인 분유의 칼로리와 비교하여 하루 섭취 시 영양 과다가 되지 않는지 확인해 본 결과, 아기의 현재 섭취량을 고려할 때 괜찮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영유아에 적용 가능한 제품답게 최소한의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다당류인 maltodextrin과 carob bean gum은 영유아가 섭취하기에 큰 문제가 없는 성분들입니다.
여기에서 점증 효과를 메인으로 담당하고 있는 것은 로커스트 콩 검(Locust bean gum)이라고도 불리는 carob bean gum일 것입니다.
이것은 점도가 꽤 높고 소화가 되지 않으므로 아마도 분변으로 그대로 배출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gum류의 물질 특성상 변의 성상이 되거나 젤리처럼 바뀔 가능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Maltodextrin은 그 자체로도 점증을 약간 줄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파우더의 성상(흐름성)을 위해 추가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약간의 칼로리는 인간이 소화시킬 수 있는 다당류인 이 maltodextrin에서 기인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모든 내용을 검토한 후 제품을 구매하여 분유에 첨가해 보았습니다.
(내가 먹을 거였으면 일단 배에 때려 넣어봤을텐데 참.. 내 새끼 먹이는 거라 참 열심히 확인해보게 됩니다.)

압타밀-점도-증진제-내용물

제품의 내용물은 위와 같이 생겼습니다.
함께 들어있는 스쿱 하나의 용량은 분유 200mL 용량입니다.
저는 처음에는 일단 정량의 10% 정도만 첨가하여 섭취시키고 별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30%, 50% 이런 식으로 증가시켜 최종 70%까지만 넣어 보았습니다.
100% 용량을 모두 넣지 않은 이유는, 이 정도만 넣더라도 이미 용해되지 않고 벽에 붙어있는 알갱이가 많이 보였고, 변비가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아기에게 섭취시킨 결과, 불편감을 호소하던 아기의 증상은 아주 극적으로 호전되었습니다.
수유 후 여러 번 게웠던 아기는 거의 게우지 않았고, 특히 수유 후 일정 시간(30분 이상) 지난 후 게우거나 토하는 현상이 완전 사라졌습니다.
(속에서 역류하는 소리는 여전히 들렸습니다만, 아기가 자다가 깨어날 정도의 영향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점도 증진제를 섭취시키기 전에 약간 생각했던 것이 부작용으로 드러났습니다.
바로 대변의 성상이 아래와 같이 변화한 것입니다. (클릭하면 아기 응가 사진이 나옵니다. 보기 싫으신 분들은 클릭하지 마세요.)
[대변 성상 보기]
배변 후 공기 중에 잠시 노출된 변을 만져보면 손에 묻어나지 않을 정도로 젤리와 비슷한 성상이었습니다.
이러한 성상의 대변을 보게 되면 생기는 첫 번째 문제는, 아기가 변을 보기 어려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저희 아기는 점도 증진제를 섭취한 후로 대변 볼 때 힘을 줘도 잘 나오지 않아서 그런지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장 내 균총의 변화가 걱정된다는 것입니다.
제왕절개로 태어나 산도에서 유산균 샤워를 받지 못하고 나와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섭취하는 성분과 변의 성상 변화는 장 내 환경도 변화시키기 때문에 아직 신생아인 아기에게 섭취시키기엔 임상적 결과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량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만, 두 번째 문제인 장내 균총 변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섭취량을 조절해야만 했습니다.

내용 추가)
기존 70%에서 30%로 줄여서 섭취시키자 껌처럼 나오던 변의 성상은 약간 묽어져 꿀처럼 변했습니다.
아기가 변을 보는 것도 어려워 하지 않게 되었으나, 끈적한 성상으로 인해 엉덩이에 묻은 대변이 잘 씻기지 않는 불편함은 있었습니다.
이런 부작용은 감소하였지만 게우거나 토하는 현상은 다시 증가하였습니다.
역류 방지 효과와 변비 부작용 방지를 모두 얻을 수는 없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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